루이고스트 체어를 디자인한 프랑스 디자이너 필립 스탁

디자인 황제 필립 스탁과의 대화

에디터 유다미 | 포토그래퍼 전미연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로 활약하는 필립 스탁은 포르투갈 카스카이스의 외진 곳에 위치한 그의 집에서 수도사 같은 하루를 보내며 디자인에 몰입한다. 40여 년 동안 밀도 높은 커리어를 선보인 그에게 ‘일’이란 인류의 집단 지성을 형성하고, 발전시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기회다. 그렇기에 그의 디자인에는 늘 인간성과 기술의 진화, 그리고 미래에 대한 깊은 질문이 담겨 있다.

이 인터뷰는 매거진C 3호 ‘루이 고스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Miyeon Jeon
©Miyeon Jeon
40여 년간 1만 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당신의 커리어는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그렇게 많은 양의 일을 어떻게 소화하는지 상상하기 어려운데요, 업무 시간과 일상생활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궁금합니다.
저의 일상은 매일 똑같아요. 오전 6시 30분에 포르투갈 카스카이스 Cascais의 산속에 위치한 집에서 일어나 하루를 시작해요. 먼저 아주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한 뒤, 차가운 물로 마무리하죠. 두뇌를 빠르게 활성화하기 위한 저만의 아침 루틴입니다. 저탄수화물과 고단백질로 구성된 아침 식사를 한 뒤에는 책상에 앉아 도화지를 펼칩니다. 연필을 쥐고 머리가 터질 때까지 작업을 해요. 오랫동안 상상하고 꿈꾸던 것을 종이에 인쇄하는 셈이죠. 정오가 되면 오전의 일과를 반복하며 저녁 7시까지 두 번째 하루를 보냅니다. 저녁에는 와인이나 샴페인을 한 잔 마시고, 키노아를 먹고, 좋은 문학작품을 읽으며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저는 매일 이렇게 삽니다.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죠. 참고로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제 친구 스테판 크라스네안스키 Stephan Crasneanscki가 만들어준 24시간 플레이리스트도 듣습니다. 제 바이오리듬에 맞춰 구성한 음악 목록이죠. 이 수도사 같은 루틴은 연간 약 25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몇 년 전, 한 매체의 기자가 계산하길 지금까지 제가 1만 개가 넘는 물건을 디자인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결코 단순히 디자인을 위해 디자인하지 않습니다. 제품이 있기 전에 항상 프로젝트가 있고, 프로젝트 전에 윤리가 있으며, 윤리 전에 비전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당신의 다양한 사고방식과 관점을 살펴볼 수 있는 인터뷰집 <다른 세계에서 본 인상 Impression d’Ailleurs>에서 당신은 “일이란 인류의 집단 지성을 형성하고, 발전시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기회를 만들어낸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당신이 일하는 방식에 관해 절로 궁금해지는 대목이었어요.
저는 마치 외로운 카우보이처럼 늘 혼자 일합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것이 멋지다고 생각하면서도 제 방식이 아니란 사실을 알기 때문이죠. 산꼭대기나 숲, 모래언덕, 진흙으로 둘러싸인 가운데 바다를 바라보며 A4 트레이싱 패드와 일본의 크리테리움 criterium 연필로 작업해요. 그렇게 자연에 둘러싸여 머릿속 비전을 세세한 부분까지 그리며 구체화한 뒤에는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파리에 있는 드림 팀에게 이를 전달합니다. 우리는 매일 만나지 않지만 오랜 시간 함께 일해왔기 때문에 모든 것을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어요. 각 멤버는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며 서로를 가족 같은 존재로 여기고요. 그렇게 ‘스탁 네트워크’를 구축했죠.
카르텔, 카시나 Cassina, 플로스 Flos, 드리아데 Driade, 알레시 Alessi 등 유수의 글로벌 브랜드와 오랜 세월 협업하고 시대를 반영하며 함께 성장해왔습니다. 이는 디자인 감각 외에도 당신의 파트너십 역량을 증명하는 부분이죠. 이렇게 파트너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노하우도 궁금합니다.
아름다운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파트너와 사랑에 빠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랑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에 저는 오직 친구들과 일합니다. 프로젝트를 위해 만나 친구가 되고, 심지어 가족이 되기도 해요. 저는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것을 좋아해요. 서로 존중하는 마음가짐과 유머를 잃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방법이죠. 특히 좋은 제품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서로 같은 가치관과 윤리, 비전을 공유하는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필립 스탁이 스케치한 루이 고스트
필립 스탁이 스케치한 루이 고스트
카르텔을 위해 디자인한 루이 고스트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아이코닉한 의자로 손꼽힙니다. 투명 폴리카보네이트 2.0으로 단일하게 주조한 이 의자는 신기술과 신소재, 훌륭한 디자인이 완벽하게 결합된 의자죠. 그런 의미에서 앞서 출시한 라 마리 La Marie와 루이 고스트 시리즈를 디자인하게 된 배경과 아이디어의 전개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 프로젝트들은 어떻게 시작했으며, 그 과정은 어땠나요?
라 마리는 절대적 ‘비물질화’를 지향하며 만든 의자입니다. 실제로 최소한의 스타일, 최소한의 무게, 최소한의 소재, 최소한의 존재감을 지닌 디자인이죠. 루이 고스트는 라 마리에 반영한 비물질화 개념을 기반으로 하되 여기에 약간의 감수성을 더했어요. 여러 비전을 반영한 결과물이지요.
루이 고스트에 반영한 비전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는 앞서 이야기한 비물질화입니다. 저는 비물질화를 실현하는 과정이 인류의 진화이자 미래라고 여겨요. 인간이 생산하는 것은 더 적은 물질성, 더 큰 지성으로 향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집단 기억 Collective Memory의 힘입니다. 루이 고스트를 디자인한 것은 제가 아니라 서구 문화와 이를 구성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메달리온 의자를 모티프로 한 만큼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하던 형상인 것이죠. 제 디자인은 사람들의 무의식을 깨우는 데 촉매제 역할만 했을 뿐, 서구적 집단 기억과 감수성이 촉발돼 완성한 결과물인 셈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비전은 고도화된 플라스틱 주조 기술의 가능성입니다. 품질을 높이면서도 가격을 낮춰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민주적 디자인의 연장선이죠. 이는 제가 오래전부터 개척해온 개념으로, 오늘날 비로소 얻어낸 성취입니다.
당신의 디자인 철학에 깃든 비물질화 개념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물질이 존재하지만, 과거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았죠. 예컨대 건물만큼 거대하던 최초의 컴퓨터는 기술의 발달로 옷장 크기로, 여행 가방만하게 줄어드는 데에 이어 이제는 손목시계 속에 들어갈 정도로 작고 정교해졌습니다. 언젠가 컴퓨터를 우리의 피부 층 아래에 이식하는 날도 오겠죠. 이렇게 제품의 물질성은 점점 작아지는 것을 넘어서 눈 앞에서 사라지고 있어요. 즉 사라진다는 것은 더 지능적이고 강력해진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바로 비물질화의 이론입니다. ‘보이지 않음’은 물질을 최소화하는 개념과 연결되지요.
그렇다면 루이 고스트를 통해 드러나는 비물질화는 어떤 디자인적 의미가 있나요?
때로는 유쾌하고 수다스러운 친구가 필요하고, 또 어느 때는 말수가 적은 친구가 필요하잖아요?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강렬하고, 존재감을 자랑하며, ‘말이 많은’ 제품이 있죠. 반면 제가 구상한 루이 고스트의 성격은 후자입니다. 묵묵하고, 시선을 사로잡지 않으며, 공간을 내어주는 오브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어요. 루이 고스트는 앉을 수도, 앉지 않을 수도 있으며, 보일 수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 자유를 줍니다. 의자에서는 처음이자 유일한 사례죠. 또한 고풍스럽고 클래식한 인테리어부터 트렌디한 패션 화보까지 다양한 상황과 분위기에 유연하게 쓰인다는 점도 만족스럽습니다. 마치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제 임무를 완수한 느낌이에요.
1984년 지어진 카페 코스트. 파리의 레 알 Les Halles 지역에 위치했던 카페로 당시 고전적인 카페 문화에 새로운 호스피탈리티 경험을 더했다.
1984년 지어진 카페 코스트. 파리의 레 알 Les Halles 지역에 위치했던 카페로 당시 고전적인 카페 문화에 새로운 호스피탈리티 경험을 더했다.
의자, 가구, 제품 디자인 프로젝트 외에도 당신은 전 세계 다양한 호스피탤리티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르 루아얄 몽소 라플 파리 Le Royal Monceau Raffles Paris 같은 럭셔리 호텔부터 투 호텔 Too Hotel 같은 부티크 호텔에 이르기까지 환상적 공간 분위기를 연출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공간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당신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나요?
호텔 프로젝트를 작업할 때 저는 무대 디자이너나 영화감독처럼 움직입니다. 사람들의 동선, 행동, 감정을 상상하는 거죠. 이때 중요한 건 그곳의 공기를 울리게 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가 음악처럼 흐르게 하는 것입니다. 상상의 여지를 남길 수 있는 정신적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저의 방법이에요. 또한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창의력을 키우고, 꿈을 반영하는 장소로 들어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단지 예쁜 방을 만드는 것이 아니죠. 제가 만든 공간을 통해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머릿속에 담고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본 것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그것을 각자의 공간에서 어떻게 활용하느냐입니다.
샤오미 Xiaomi의 스마트폰, 무스타슈바이크 Moustache Bikes의 전기 자전거, 액시옴 스페이스 Axiom Space의 우주정거장 승무원 숙소 모듈, 카르텔의 A.I. 같은 프로젝트는 기술의 진보와 생활 방식의 변화를 반영하는 당신의 대표적 결과물입니다. 과학기술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반영하기도 하죠. 오늘날 당신이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술적 변화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항상 과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인류 최고의 지성, 특히 고대 과학자를 사랑하고 존경하죠. 이를테면 고대 그리스 수학자 에라토스테네스 Eratosthenes는 2000년 전 낙타의 걸음걸이와 30cm 막대 하나로 지구 크기를 작은 오차로 측정했습니다. 이렇듯 인간은 천재입니다. 우주에서 인류는 가장 창의적 동물이에요. 매번 새로운 것을 발명하고 해결책을 찾는 동물이죠. 특히 인공지능 기술은 매우 놀라운 발명 중 하나로,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바꿀 것인지는 인류에게 달렸죠.
2019년 오토데스크와 협업해 완성한 A.I.가 오늘날 기술에 대한 당신의 관심과 열정을 보여주는 대표적 의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로써 당신은 인공지능을 사용해 의자를 디자인하고 생산한 최초의 디자이너가 됐죠. 이 프로젝트는 어떻게 이뤄졌는지 그 배경을 듣고 싶습니다.
시작은 7년 전입니다. 저의 창의성에 스스로 싫증을 느끼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인간적·문화적·감성적 영향을 받지 않는 전혀 새로운 영역을 탐구해보고 싶었어요. 이에 도움을 줄 친구를 찾고자 당시 팔로 알토에서 가장 유능한 AI 회사이던 오토데스크 Autodesk에 연락했습니다. 저는 오토데스크의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사용해볼 수 있는지 물었고 그들이 수락했죠.
인공지능과 협업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우선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단순한 질문 하나를 던졌습니다. “최소한의 소재와 에너지를 사용해 우리 몸을 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겠냐”고 물었죠. 인공지능은 2년 반 동안 실수를 반복하며 헤맸어요. 거의 포기하려던 찰나, 저는 인공지능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거꾸로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래서 재료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일부를 제거하는 식으로 방법을 변경했습니다.
이후 인공지능은 빠르게 작업을 진행해 A.I.를 완성했습니다. 결국 최소한의 소재와 에너지로 몸을 지탱할 수 있는 최고 디자인을 찾아냈죠. 인상적인 것은 제작 방식이 자연이나 인간의 영향을 완전히 벗어난 과정이었음에도 최종 디자인에는 유기적이고 식물 같은 선을 지녔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협업이 참 선구적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당신은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요?
7년 전에는 원하는 의자를 완성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오늘날에는 기술이 놀라울 정도로 진보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디자인을 하는 가장 놀라운 도구일 뿐, 창의성을 발휘하는 도구로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인공지능은 아직 마음도, 두뇌도, 인간만이 가진 ‘미친 열정’도 없으니까요. 적어도 지금까지는요.


파리의 명소인 레스토랑 콩  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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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가 방문했던 호텔 르 뫼리스 Le meur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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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누벨이 설계한 초고층 빌딩에 위치한 투 호텔 Too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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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엄격한 디자인 철학과 미래지향적 관점에 영향을 주는 인물이 있었나요?
저는 항상 에라토스테네스, 프톨레마이오스, 아인슈타인 같은 위대한 과학자를 존경해왔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누군가에게 영감을 받는다고 할 순 없어요. 거의 수도사처럼 생활하며 전시회나 칵테일 파티에도 가지 않죠. 다만 처음 디자인을 시작할 땐 몇몇 도덕적이고 위대한 디자이너에게서 특별한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엔초 마리 Enzo Mari는 인도주의적이고 사회적 비전을 갖춘 훌륭한 디자인을 선보인 위대한 디자이너 중 한 명이죠.
안드레아 브란치 Andrea Branzi, 아킬레 카스틸리오니 Achille Castiglioni, 안토니 가우디 Antoni Gaudí, 비코 마지스트레티 Vico Magistretti 역시 제가 존경하는 디자이너고요. 알레산드로 멘디니도 빼놓을 수 없어요. 그는 참 따뜻한 마음을 지닌 훌륭한 인물로 인격과 재능, 아이디어와 감각을 두루 갖춘 디자이너입니다. 2024년 봄, 밀라노 트리엔날레에서 열린 그의 헌정 전시 <나는 용이다 Io sono un Drago>에 초대받아 멘디니의 창의성에 오마주를 표현하는 작업을 선보인 것은 제게 큰 영광이었죠.


그 전시에서 당신이 멘디니의 머릿속을 상상하고 표현한 작품을 관람했습니다. 이번에는 멘디니가 아닌 당신의 머릿속을 표현한다면 어떤 모습인가요?
그것은 저의 주된 궁금증이기도 합니다. 제 머릿속 세계가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없거든요. 굳이 표현한다면 제 뇌가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일 겁니다. 특별한 체계가 없고 상하좌우를 향하는 방향성도 없습니다. 아주 뜨겁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공 같은 이미지예요. 마치 끓어오르는 마그마 같기도 합니다. 저는 이 마그마 같은 잠재의식을 스스로 일하도록 내버려둡니다. 제 머릿속 마그마가 무언가를 전할 준비가 되면 표면을 뚫고 터져 나와 작은 화산을 만들거나, 때로는 거대한 화산을 만듭니다. 어떤 때는 좀 괜찮은 화산이, 어떤 때는 나쁜 화산이 되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이 마그마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좋은 아이디어, 좋은 비전을 탄생시켜야 하니까요.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유의미한 프로젝트로 나타나길 바랍니다. 참고로, 제 아내는 이런 저를 보고 초인적이라고, 이 행성에서 온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곤 해요.(웃음)
흥미로운 비유네요. 그렇다면 당신의 머릿속에서 가장 최근에 폭발한 마그마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보통 하루에 하나씩 끓어올라요. 1년에 평균 250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니, 거의 하루에 하나씩 프로젝트를 해치우는 셈이죠. 덕분에 저는 어디에도 없으면서 또 어디에나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이것은 저의 독특한 기억 능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제게 과거는 추상적 개념일 뿐이거든요. 제 머릿속에는 과거를 다루는 소프트웨어가 없어요. 제가 가진 프로그램은 오직 미래를 생각하는 기능뿐이죠.
언젠가 매거진 <C>에 실린 이 인터뷰와 사진을 보고 저는 “이게 뭐야? 내가 이런 인터뷰를 했단 말이야?”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제 아내가 옆에서 “맞아. 당신이 그랬어”라고 대답하겠죠. 카르텔 뮤제오에서 사진을 찍은 것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무중력 생활의 전문가랄까요. 어쩌면 NASA와 함께 일하는 것도 운이 좋아서라기보다 제 삶이 무중력상태와 같기 때문입니다. 저는 중력이 없는 공간을 만드는 데 능숙한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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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C LOUIS GHOST 표지

LOUIS GHOST

필립 스탁이 디자인하고 2002년 카르텔에서 제작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루이 고스트는 아름답고 견고하며 가볍고 투명한 의자의 대명사입니다. 18세기 바로크 양식 의자를 원형으로 하는 클래식한 디자인과 폴리카보네이트를 소재로 한 일체형 의자의 혁신은 투명하지만 존재감이 분명한 세기의 아이코닉 체어를 만들었습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함 대신 고요한 아름다움으로 묵묵히 공간을 내어주고, 어느 곳에나 잘 어울려 누구나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품질 좋은 플라스틱 의자의 명성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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